개성으로 들어가는 월남객을 따라 여섯 살짜리 어린 아들 준식이를 데리고 논두렁 밭두렁길을 십여리 달려 38선을 넘은 장한이는 지난 봄에 S군에서 헤어진 처남을 만난다. 처남 진호는 장한이에게 공민증을 빌려달라고 한다. 진호는 시골에 있자니 시꺼럽고 서울서는 할 일이 없어 밥을 굶을 지경이라 그래도 고향이라고 북으로 가는 길인데 믿고 가는 누이 내외가 이 지경이니 걱정이라 한다. 남북으로 오가는 두 사람은 서로 말리듯한 소리를 하며 싱거운 웃음을 웃는다. 두 청년은 남북에 대해서 똑같은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똑같은 불안과 의문을 품는 것이다. 진호는 장한이의 형이 영등포에서 지배인으로 훌륭한 사택에도 들고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려주고, 북에 갔다 오는 길에 누이(장한이의 아내 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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